-르노 T의 전신, 매그넘
지난 1990년 르노트럭은 획기적인 대형 트럭을 선보인다. 바로 르노 매그넘 AE다. 매그넘 AE는 네모반듯한 차체를 기
반으로 캐빈과 섀시를 명확히 구분하고 높이를 키워 승차감을 강조했다. 실내는 슈퍼카 디자이너로 활약하던 마르첼
로 간디니가 디자인했다. 높은 엔진 설계로 인해 바닥 중앙이 볼록했던 기존 트럭과 달리 평평한 것이 특징이다. 덕분
에 거주성은 경쟁 트럭에 비해 월등했다. 출시 이듬해 유럽 올해의 트럭을 수상한 배경이다.
매그넘 AE
매그넘 AE의 역사는 198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르노는 대형 트럭의 주행 효율을 높이기 위해 공기저항을 최
소화한 VE10 컨셉트를 공개했다. 로봇을 닮은 완전한 박스형 캐빈과 섀시를 갖춘 VE10은 2~3축까지 모두 커버로 덮
을 만큼 공력성능에 신경을 많이 썼다. 또 한 가지 디자인 특징은 계단과 도어를 1축보다 뒤에 배치한 것이다. 차에서
잠을 자던 운전자가 부스스한 채로 나올 때, 보다 편하고 안전하게 하차할 수 있도록 배려한 설계다. 소비자들의 의견
을 적극 수렴한 결과물이기도 하다. 이 디자인 요소 대부분은 양산형인 매그넘 AE로 이어졌다. 차명의 'AE'는 차체 핵
심인 공기역학(AErodynamic)에서 유래한 것이다.
VE10 컨셉트
매그넘 AE는 엔진에 따라 두 가지 선택지가 있다. 6기통 디젤 터보 엔진의 AE380은 최고 374마력을 발휘했다. 윗급
제품인 AE500은 르노의 미국 자회사였던 맥의 V8 503마력 엔진을 장착했다. 강한 동력과 공기저항을 줄인 차체 설계
로 라이벌에 비해 높은 효율을 달성했다. 1996년에 이 엔진은 유로2 충족을 위해 개량됐다. 최고출력은 560마력까지
끌어올렸다.
1998년 르노는 차명의 'AE'를 지운 2세대 매그넘을 출시했다. 외관은 전면부의 르노 엠블럼 크기를 줄이고 그릴을 단
정하는 수준의 변경이 이뤄졌다. 앞서 1995년 VE10 컨셉트의 계보를 잇는 VE20 컨셉트가 공개되기도 했지만 미래지
향적인 디자인은 컨셉트에 머물렀다. 동력계는 유로3 충족을 위해 맥의 e-테크 엔진을 탑재했다. e-테크 엔진은 소프
트웨어 개선을 통해 3~5%의 효율 향상을 이룬 것이 특징이다. 성능에 따라 400마력, 440마력, 480마력 세 가지로 구
분된다. 변속기는 16단으로 ZF 에코-스플릿과 반자동 AS 트로닉을 조합했다. 이 차는 1999년부터 2003년까지 맥의
로고를 붙이고 호주에서 판매되기도 했다. 같은 시기 매그넘은 누적 5만대 판매를 달성했다.
2세대 매그넘
2001년 볼보트럭이 르노트럭을 인수하던 때엔 3세대 매그넘이 등장했다. 외관은 박스형 차체를 유지하면서 새로운
역사다리꼴 그릴을 적용했다. 헤드램프도 그릴 변화에 맞게 달라졌다. 자비에 알라드가 설계한 새로운 실내 구성은 회
전식 조수석, 확장형 침대 등을 적용해 이전보다 거주성을 높였다. 알루미늄을 활용한 경량화를 이뤄 공차중량은 7.4t
에 불과했다. 엔진은 유지했지만 '옵티브레이크'라 불리는 엔진 브레이크 시스템을 적용했다. 트랙터와 트레일러의 제
동력을 조율하는 커플링 하중 제어 시스템도 채택했다.
2005년에는 동력계 다변화를 이뤘다. 트림에 따라 440마력, 480마력을 내는 새 6기통 12ℓ 엔진은 3~4%의 효율 향상
효과를 갖췄다. 변속기는 ZF 16단 수동과 빠른 변속을 지원하는 옵티드라이버2와 맞물렸다. 2006년 맥 엔진이 단종되
자 볼보 FH에 탑재하던 13ℓ 엔진을 얹기도 했다. 유로4, 유로5에 대응하는 새 엔진은 옵티드라이버 플러스와 조합하고
선택적환원촉매(SCR) 시스템을 장착했다.
3세대 매그넘
2008년에는 4세대가 출시됐다. 경쟁제품들이 높고 평평한 바닥을 지닌 비슷한 실내 구조의 캐빈 설계를 갖추자 매그
넘도 차별화가 필요했다. 매그넘은 실내 높이를 2m 이상까지 치켜세우고 수납공간도 키웠다. 볼보트럭의 13ℓ 엔진은
440마력, 480마력, 520마력의 세 가지를 제공했다. 변속기는 ZF 16단 수동을 조합했으며 수동모드를 지원하는 옵티드
라이브2 12단 자동을 고를 수 있었다. 구동계는 상황에 따라 각 바퀴를 개별 제어하는 옵티롤을 채택했다.
2009년 르노트럭은 미국에서 매그넘의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대륙을 횡단하는 루트66 고속도로에 매그넘 2대를 달리
게 했다. 전용 그릴과 휠, 미국 횡단 지도를 표시한 데칼 등을 적용한 매그넘은 10일 동안 시카고에서 로스앤젤레스까
지 총 3,620㎞를 달리며 상품성과 내구성을 알리는 데 성공했다. 2011년엔 데뷔 20주년을 기념하는 99대 한정판이 출
시되기도 했다.
4세대 매그넘 기반의 루트 66 에디션
하지만 매그넘도 제품군 통합이라는 세계적인 흐름을 피할 순 없었다. 르노트럭은 2013년 중형 트럭인 프리미엄과 매
그넘을 하나의 제품군, '르노 T'로 묶었다. 같은해 6월23일, 마지막 매그넘이 공장을 빠져나왔다. 이 차는 프랑스 운송
기업 로버트 샤버트로 향했다.
매그넘은 현재 시판중인 대형트럭 캐빈의 표준을 제시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실내 구성에 소비자의 요구를
반영했다는 점은 아직도 여러 브랜드의 귀감이 되고 있다. 범상치 않은 디자인은 르노그룹 특유의 위트를 보여주기도
했다. 아쉽지만 지금의 르노 T에선 이런 모습을 찾아보기 힘들다.
구기성 기자 kksstudio@autotimes.co.kr
출처-오토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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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때 트랜스포터 라는 영화 에서
본 기억이 나는 차량 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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