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자동차 출고가 갈수록 늦어지고 있습니다. 이제 새로 자동차를 사려면 최장 1년 6개월 이상을 기다려야 합니다. 이렇게 인도가 늦어지자 신차 대신 중고차로 눈을 돌리는 경우도 늘고 있습니다.
자동차 구매정보 플랫폼 겟차가 최근 연합뉴스에 제공한 이번 달 국산차의 출고 시기 분석 결과에 따르면 현대차와 기아의 출고 대기기간은 짧게는 4주, 길게는 1년 6개월 이상이었습니다.
겟차에 따르면 현대차의 대표 세단인 아반떼 가솔린 모델의 인도 기간은 9개월, 그랜저 가솔린 모델은 6개월 또는 3개월(사양에 따라 다름), 스포츠유틸리티차(SUV)인 싼타페 가솔린 및 디젤 모델은 7개월, 고급브랜드인 제네시스는 계약기간에 따라 6∼12개월 이상을 기다려야 합니다.
가솔린·디젤보다 반도체 부품이 많이 들어가는 하이브리드차(HEV)와 전기차의 인도 기간은 더 길었습니다.
아반떼와 쏘나타, 그랜저, 투싼, 싼타페의 HEV 모델들은 가솔린·디젤 모델보다 2∼6개월을 더 기다려야 하고, 전용 전기차인 아이오닉5은 12개월 이상이 걸리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기아의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스포티지와 쏘렌토, 카니발의 가솔린 모델은 각각 11개월, 14개월, 10개월 이상이었습니다. 스포티지와 쏘렌토 HEV는 1년 6개월 이상을 기다려야 합니다. 전용 전기차 EV6의 대기기간도 1년 6개월 이상입니다.
다만 현대차의 아반떼 N, 쏘나타 N, 기아 모하비의 인도 기간은 4∼8주로 상대적으로 짧았습니다.
왜 이런 일이 생겼을까요. 2년이 넘도록 차량용 반도체 등 부품 수급난이 지속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차량용 반도체 부족 사태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코로나19) 팬데믹 장기화의 영향이 큽니다. 팬데믹이 장기화하자 자동차 업체들은 자동차 판매량이 감소할 것으로 예측해 반도체 주문량을 줄였고, 이에 따라 차량용 반도체 생산이 취소된 공장들은 팬데믹에 따라 폭발적으로 늘어난 가전 및 스마트폰 수요에 맞춰 생산라인을 변경했습니다.
지난해에는 자동차 반도체 공장이 있는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 지역에 코로나19 델타 변이가 확산해 락다운(봉쇄)이 이어지며 반도체 수급에 차질이 빚어지기도 했습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또 다른 악재가 되고 있습니다. 한국자동차연구원은 지난달 발표한 산업 동향 보고서를 통해 전쟁 장기화 시 반도체 생산에 필요한 러시아산 네온과 팔라듐 공급에 차질이 생기고, 우크라이나산 와이어링 하네스 등 부품 공급난이 심화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습니다.
반도체 업계 경영진들은 반도체 부족 사태가 2024년 이후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까지 하고 있습니다.
이렇듯 글로벌 자동차 부품 공급망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자동차 가격이 상승하는 '카플레이션'(car+inflation)도 장기화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임동근 기자 장진아 인턴기자
dklim@yna.co.kr
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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