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틀랜타=연합뉴스) 안수훈 특파원 = 미국 제너럴 모터스(GM)가 생산개발 책임자로 여성 중역을 발탁해 화제가
되고 있다.
최근 GM의 글로벌 생산.개발담당 선임 부사장으로 발탁된 여성은 메리 베라(49) 글로벌 인력담당 부사장이 화제의
주인공. 디트로이트의 자동차 3사인 `빅3'의 엔지니어링 분야에서 여성 중역이 몇명 활동해 왔지만 생산.개발 책임자
로 여성이 기용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인사는 남성 중심의 자동차업계에서 여성의 진출을 가로막아온 보이지 않는 장벽인 유리천정(Glass Ceiling)을
과감하게 깬 사례이며, GM 차원에서는 댄 애커슨 최고경영자(CEO)가 발탁인사를 통해 새로운 기운과 기업문화를
창출해 내려는 시도의 하나로 해석되고 있다.
베라 부사장은 앞으로 최고기술책임자로 임명된 톰 스티븐스 부회장이 맡아온 업무를 계승하고, 궁극적으로는 작년
5월 은퇴한 봅 루츠 부회장의 공백을 메우게된다. 동시에 작년말 글로벌 마케팅 총책임자(CMO)로 승진한 조엘 에와
닉과 긴밀히 협력하게된다.
그동안 베라 부사장의 활동을 지켜봐온 봅 루츠 부회장은 "베라 부사장은 훌륭한 리더"라면서 "특히 직원들을 적재적소
에 배치해 팀워크를 발휘해 업무를 성공시키는 능력이 탁월하다"며 기대감을 표시했다.
지난 1980년 GM에 입사한 베라 부사장은 말단직원에서 부터 중역에 오른 신화적인 인물. 부친이 39년간 GM 공장 직원
으로 재직했던 집안에서 태어나 1980년 GM연구소에서 전기공학 학사학위를 받은 그녀는 GM 폰티악 공장의 품질검사
요원으로 자동차업계와의 인연을 시작했다.
이후 승진을 거듭해 2009년 부터 인력담당 부사장으로 재직해 왔지만 직장생활 대부분을 생산 파트에서 했을 정도로
자동차 생산 전문가. 지난 1990년에는 스탠퍼드 대학에서 경영학석사(MBA) 학위를 따며 전문 경영인으로의 준비도
계속했다.
애커슨 최고경영자가 베라 부사장을 발탁한 배경에는 최근 첨단기술과 고품질의 새로운 차종을 시장에 신속하게 선보여
자동차 시장을 선도하려는 전략적 고려도 작용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그는 GM 내부에서 잔뼈가 굵은 스티븐스 부회장과 베라 부사장의 발탁 그리고 일본 닛산자동차 및 현대차 미국법인에서
근무했던 외부인사인 조엘 에와닉을 글로벌 마케팅 총책임자(CMO)로 기용하며 `새로운 피'를 대거 수혈하고 있다.
GM에는 45명의 최고위 중역직 가운데 브라질과 멕시코 현지 공장장 등 7명의 여성 중역이 재직중이지만 베라 부사장은
15명으로 구성된 회사 집행위원회에서 홍일점 집행위원이다.
현재 포드사에는 환경.안전담당 그룹 부사장으로 재직중인 수잔 시스치키와 밥 사마르지치 전동장치담당 부사장 그리고
인력담당 및 기업서비스 담당 부사장인 펠리샤 필즈 등이 대표적인 여성 중역이다. 또 크라이슬러의 경우 홀리 리즈 법무
자문위원과 낸시 레이 인력담당 부사장 등 2명의 여성 부사장이 재직중이다.
베라 부사장은 21일 `유에스에이(USA) 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GM내 제조 및 공학분야에도 많은 여성들이 핵심적 역할
을 하고 있다"면서 "이들도 열심히 일하면 기회가 온다는 메시지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10대 아들과 딸을 둔 학부모이기도 한 베라 부사장은 스포츠형 쿠페인 시보레 카마로를 줄겨 타고 있다.
안수훈 특파원 ash@yna.co.kr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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