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중국시장에서 현대·기아자동차의 판매증가율이 경쟁업체인 제너럴모터스(GM)과 폭스바겐에 뒤진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중국 자동차시장 성장률에도 못 미쳐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3일 중국자동차공업협회에 따르면 1월 중국 전체 승용차 판매량은 152만9000대로 전년 동기대비 16.17% 증가했다.
반면 같은 기간 현대차는 15% 늘어난 7만2319대를 팔았으며 기아차는 13% 증가한 3만8858대를 판매하는데 그쳤다.
현대·기아차의 1월 판매 증가폭은 같은 기간 GM과 폭스바겐 등 경쟁 업체에도 크게 뒤떨어졌다. GM은 1월 전년동기
대비 22% 늘어난 26만8071대를 판매, 월간 사상 최대 증가폭을 기록했다. 폭스바겐 역시 같은 기간 21만7900대를
팔아 무려 30.6% 늘어났다.
이런 추세가 이어진다면 현대·기아차의 중국 시장점유율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크게 걱정
할 상황은 아니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생산능력이 수요증가를 따라가지 못하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
이지 현대·기아차의 인기가 떨어진 것은 아니기 때문.
현대차 관계자는 "현대차의 중국공장 생산능력은 60만대 수준으로 월간 생산 가능대수는 5만대 정도"라며 "1월 현대차
판매량 7만대는 월간 기준을 크게 넘어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차가 정한 올해 생산목표치도 72만대로 정상적 생산능력을 크게 넘어서는 수준이다. 1월 현대차 판매 증가폭이
전체 시장추세에 미치지 못한 것도 결국 '없어서 못파는' 현상 때문이라는 것.
하지만 이 같은 생산 포화상태가 지속될 경우 내년 7월 베이징 제3공장 준공 전까지 중국시장 판매 점유율은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박영호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생산 과부하 현상은 올해 지속될 가능성이 높으며 이는 현대·기아차도 인정하는 부분"
이라며 "연산 40만대 규모의 3공장이 완공되면 문제는 해결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현상은 현대·기아차의 주 판매 지역인 베이징의 수요 위축에도 다소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중국 자동차 전문 매체 차이나 카 타임스에 따르면 베이징의 1월 차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시기 대비 89%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정부는 교통혼잡과 환경오염 등을 이유로 베이징에서 신차 등록을 제한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베이징시 정부는 올해 24만대의 신차만을 등록 허용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지난해 전체 등록 대수의 3분의
1에 불과한 것이다.
올해 정부의 긴축 기조가 베이징과 상하이 등 주요도시 수요에 타격을 줄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부담이다. 일각에서는
베이징과 상하이 등 주요도시에 집중된 판매루트를 다각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와 관련 현대차 관계자는 "품질 개선 등으로 브랜드 가치를 높여 수익성을 극대화 하는 것이 회사의 글로벌 판매전략"
이라며 "베이징과 상하이를 넘어 중국 남부 지역으로의 판매망 확대를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안정준 기자
출처 - 머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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