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생각해보면 참 철이 없는 것이 어린이들의 공통된 모습입니다.
다만, 당시는 바로 파악을 못한 것들이 나이 들고 철이 들어가면서 뒤늦게 이해되는 것은 관찰력과 기억 덕택이겠죠.
국민학교이던 시절에도 학교 급식이 있었죠.
우유와 빵을 신청한 학생에 한해서 먹게 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참으로 가혹했던 것이 ...
우유를 먹는데 수업 중에 우유 담은 박스가 각 반 교실로 배달됩니다.
그러면, 부모가 돈을 내서 신청한 어린 아이들에게 이게 확실하게 전달되어 소비되고 또 치우기까지 해야 하는
굉장히 성가신 물류의 문제가 발생하는 것입니다.
우유가 오자마자, 선생님께서 우유 신청자들 다 나와라 하십니다.
그럼 교실 앞 쪽 칠판 옆의 출입문 옆으로 몇 명이 나와서 모입니다.
그리고, 하나씩 들고서 (처음엔 병, 나중엔 삼각 피라미드 비닐 포장) 먹어해치웁니다.
빨리 먹어야 합니다. 수업 중이라서 ...
흘리기도 하는 등 사고가 나기도 합니다. 꾸중 듣죠.
당시엔 정신이 없어서 나머지 아이들의 시선에 그렇게 신경을 쓰지 못했습니다.
생각해보면 신청하지 않은 나머지 절대 다수의 아이들 모두가 자리에 앉아서
우리 신청자들의 우유 먹기 차력 시범을 물끄러미 쳐다보고 있는 것입니다.
그 표정들을 되새기자면,
정말 부러워했던 것 같아요.
넉살이 좋은 아이면 이것을 소재로 이야기를 나눌까 ...
대부분의 아이들은 아무 소리도 하지 않았던 것 같아요.
먹는 아이들은 그저 까불면서 좋아서 날마다 그 짓을 하는 데만 열중했죠.
오세훈 후보가 최상위 학생들에게만 무상 급식을 반대했다고 하는데, 아이들에게 안기는 트라우마 차원에서 결과는 똑같아요.
외국인들과도 이 소재로 이야기를 나눠봤는데, 코로나 시기에 아이들에게 이렇게 놀라운 학교 단체 급식을 통해서
좋은 영양을 공급하지 않았더라면 면역 저하 등으로 큰 낭패를 볼 수도 있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영국 기자도 동의하더군요.
여러분, 다 아시지만 바로 미국인 교사가 올린 근무하는 한국 학교 급식 소개하는 유튜브를 보고 나눈 이야기들입니다.
제가 가장 우려하는 것은 바로 이러한 편협하고 근시안적인 시야입니다.
토론에서도 박영선 후보가 훨씬 더 똑똑하고 자연스러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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