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서 살모사란 우리나라를 비롯한 아시아 일대 서식하는 독사인 '살무사(殺母蛇)'를 의미한다. 살무사는 살모사라 불려왔으며 한자 뜻 그대로 '어미를 죽이는 뱀'으로 흔히 알려져있다. 살무사는 어미 뱃속에 알을 품어 새끼가 알을 깨고 나와 어미 배를 뚫고 출산되는 난태생(卵胎生) 파충류라 그 출산장면이 흡사 어미를 죽이면서 나오는듯한 모습을 보여주기 때문에 살모사란 한자 이름이 붙었다.
이 살모사란 이름은 출산 장면 때문에 본인이 살고자 어미를 죽이며 태어난다는 오해를 산 측면은 있다. 하지만 출산 과정에서 실수로 어미를 죽일 순 있다. 살무사는 갓 태어난 새끼도 맹독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자칫 어미의 몸을 물 경우 어미뱀의 몸에 독이 퍼져 죽을 수도 있다. 이런 연유로 살무사는 보통 새끼를 낳을 때 나무 위에서 낳으며, 낳은 새끼는 곧바로 땅으로 떨어뜨린다고 한다.
살모사 모습(사진=아시아경제DB) |
그만큼 살무사의 독이 맹독이기 때문인데 이 독은 적혈구 구조를 파괴시켜 헤모글로빈을 적혈구와 분리시키는 용혈독(溶血毒)의 일종으로 매우 무서운 독이다. 대신 이 살무사 독에서 추출한 살모신이 혈액 항응고제나 항암제 등 약용물질로 사용되기도 한다.
다행히 한국에 서식하는 살무사들은 크기가 작아 독의 양이 많지는 않기 때문에 빨리 응급처치를 하고 치료를 받으면 생명에 지장은 없다고 한다. 다만 산에서 갑자기 물려 병원 후송이 지연될 경우는 매우 위험하다.
살무사는 또한 동체시력이 뛰어나고 독성 공격을 할 때 매우 빠르게 움직이기 때문에 함부로 잡으려고 하거나 다가가면 위험하다. 살무사의 공격속도는 0.23초 정도로 사람이 눈을 한번 깜빡일 때의 속도와 비슷하다. 정말 글자그대로 눈 깜짝할 사이에 물릴 수 있으니 주의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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