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먼저 장문이어서 죄송합니다..
일에 있어서 정말 극도의 스트레스로 혹시라도 보배 인생선배님들께 조언을 얻을수 있을까 하여 남기는 글이어서 관심 없으신 분들
계시더라도 악플은 삼가해 주시고 게시판 주제에 맞지 않거나 불편하셨다면 죄송하다는 말씀 먼저 드리겠습니다...
간단히 소개를 올리자면 서른한살 이며 건축학(5년제)을 전공하고 사회에 발딛은지 4년째 된 거의 사회 초년생입니다.
건축학(설계)을 졸업했지만 활동적인 성향탓에 인접분야인 시공회사(현장직/사무직)로 시작하여 각각 1년의 경험이 있고,
재정적으로 시공회사가 잘못되며 퇴직을 했다가 3년차되는 시점에서 (18년 말) 저의 원래 전공인 건축 설계로 마음잡고 이직을 했습니다.
올해 10월에 결혼을 앞두고 있고, 예비신부는 대학교에서 만난 건축과 CC(군대에 다녀와서 복학하여 만난 2년 후배) 였습니다.
13년도부터 8년째 연애중 입니다.. (저의 능력부족으로 이제까지 끌어왔네요..ㅜㅜ)
현 직장은 제 고향인 군 단위 시골 건축설계사무실(건축사사무소)이며, 예비신부도 인근지역(시 단위) 같은 업종에 근무하고 있습니다.
(예비신부는 졸업직후부터 설계사무실에 근무하여 근속기간은 저보다 2년 앞서있고, 선배다운 실력을 갖추고 있습니다.)
동종업계 분들은 아시겠지만 아무래도 군단위 시골이다 보니 일들이 기초를 다지기에는 좋으나 일의 수주와 업무가 한정적이고, 실력
향상에 쭉쭉 도움되지 않는게 사실이긴 합니다.
그리고 시골이다보니 (예비신부의 사무실과 비교시) 저는 신입시절부터 겪어온지라 그러려니 했지만 일에 체계가 잡혀있지 않다는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현 저희 또래의 가장 큰 숙제인 일머리를 꿰어나가는 과정인데 사수역할을 할 '실장'급의 고참이 하루에 두번씩 제가 보는앞에서
건축사님께 탈탈 털립니다.
47세 노총각 이신데, 노총각을 비하하는게 아니라 이유가 있어 보입니다. 아무것도 모르는 제가 봐도 정말 무능력한 인간입니다.
저는 아직 경력이 많지 않기에 아직도 알아갈부분이 너무 많은데 실장(사수)에게 업무 물어보면 "나도 모르겠다..인터넷 찾아봐"
입사 이후 일년 반동안 아주 초기에 기초적인 메뉴얼만 며칠 배웠고, 그뒤로는 서로 투명인간처럼 지내고 있습니다.
저도 뭐 남들에게 인정받을 경력과 실력은 아니지만 점점 이런거 저런거 알아가고 눈이 조금이나마 트이고 하다보니
저인간이 인근 사무실 및 공무원들도 절레절레 하더라구요...
사수가 저러니 입사 초 퇴근 후에 예비신부(현재 동거중) 에게 과외받는날이 많았습니다. 거의 매일이었습니다. 현재도 진행중입니다.
배움에 끝이 없습니다.... 많이 미안하기도 하고 고맙기도 하고, 빨리 제가 성장하는게 답입니다..
퇴근하고 저녁먹고 제가 미안하니 설거지도 해주고 야근하고 공부하고 씻고 자려고 누우면 한시 한시반입니다. 또 여섯시에 일어나서
출근합니다.
연배차이 많은 '건축사'님께 직접적으로 일을 배워야 하는데 외근에 출장에 미팅에 사무실을 비우실때가 8할 이상이고
사수 놔두고 오너에게 다이렉트로 업무 트레이닝을 받는다는게 이게 생각보다 어려움이 상당히 많습니다...
그래서 자연스레 저의 실력 발전 속도는 더뎌지고, 내려오는 요구사항은 많은데 저는 일을 쳐내지 못하고 극심한 스트레스에 어버버하며
저 스스로가 위축되며 포기할까 생각도 수없이 했지만 그래도 건축사라는 목표가 있기에 아득바득 수개월을 보내고 있는것 같습니다.
그러던 와중에 최근 두세달 전부터 예비신부의 사무실이 확장으로 설계직 팀원이 필요하다는 소식이 왔고, 저를 필요로 한다는 얘기가
오가고 있는것 같습니다.
솔직히 일의 규모도, 사무실의 체계도, 내 편이 있다는것도, 건축사님이 젊고 융통성있는 분이라는것도, 여러모로 솔깃한상태입니다.
헌데 현재 제 사무실의 건축사님이 저희 부모님 가게 손님으로 시작되어 알게되신 분이시고, 사람 참 좋으신 분이라 저의 발전을 위해
떠나는게 맞지만 제가 설계에 대해 아무것도 모를때부터 여기에 오기까지 어느정도 클수있게 해주신 분이라 알게모르게 뒤통수친다는
생각이 떨쳐지지가 않습니다...
예비신부는 남걱정할것 없다며 본인생각이나 하고 빨리 정리하고 마음 추스리고 오라고 몇주째 강력 권유를 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저는 솔직히 옮기고 싶습니다. 저의 미래를 보고 냉정해지는게 맞겠죠?
간다면 가기전에 실장새끼 죽탱이몇대 치고가고 싶네요... 군대 이후로 특정인을 이렇게 미워해본적이 없는것같습니다..
소장님께는 죄송하지만 배운거없이 시간 많이 지나간것같고 실장새끼가 그간 저에게 할말 못할말, 모자란소리 많이 하며 실수한게
많은지라 저인간이 많이 밉습니다.. 하극상을 상상(만)한게 수십번입니다..
업계가 업계인지라 일을 하다보면 언젠가는 만나거나 유선상으로도 만나게끔, 건너건너라도 연결되게끔 되어있어 그러지 못할게 한이네요...
남의 사업장에 감놔라 배놔라 그러기 이전에 제가 나서버리는게 가볍고 편하지 않을까 싶네요...
영원한 직장은 없습니다.
10여번 가까이 이직했어요..
잔정과 작은거에 메이지말고
미래를 보세요.
서운할 수 있지만 그뿐이에요.
제가 드리고싶은 말은
일하면서 경력은 자연스레 쌓여질테니 기술사 자격증 공부 시작하세요. 더 늦기전에 빠를수록 좋습니다.
어차피 설계전공이라면 5년보고 지금 시작하시는걸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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