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먹는 제주산 흑돼지는 토종 흑돼지가 아닙니다. 제주도 똥돼지라고 불리우는 그 돼지들이 아닌 6.25 이후에 들여온 외래종 흑돼지입니다. 토종 흑돼지는 보호종으로 지정 돼 있어 이건 잡아먹으면 안됩니다. ^^
제주도는 4.3을 겪고 6.25를 지나면서 너무나 가난한 섬이 돼 버렸습니다. 이렇게 가난한 섬 제주도에 아일랜드에서 온 천주교 사제 제임스 맥그린치 신부가 1954년 제주도 성당으로 부임해 옵니다. 부임해 보니 너무나 참담한 제주도의 실상에 무엇이라도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배를 타고 목포로 가서 새끼를 밴 암퇘지를 사가지고 돌아옵니다.
버크셔 종의 흑돼지였는데 이 돼지가 낳은 새끼를 성당에 나오는 아이들에게 분양하고 새끼를 낳으면 다시 돌려 받는 방식으로 번식을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어른들은 제주도에서는 돼지를 키우기 어려운 곳이라며 잡아먹어 버려서 이 방식은 실패하고 말았습니다. 그래서 부지를 매입하여 돼지를 직접 키우게 됐습니다. 그것이 성이시돌 목장입니다.
그렇게 돼지를 번식시키고 키워서 제주도의 여러 목장에 분양을 했습니다. 오히려 성이시돌 목장에서는 현재 돼지를 많이 키우고 잇지 않습니다. 돼지를 보급하기 위해서 미국으로 건너가 한국의 돼지신부라는 피켓을 걸고 커다란 돼지모금함을 놓고 모금활동을 펼치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해서 돼지를 제주도의 농장들에 보급하면서 제주도의 흑돼지는 유명해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1960년대에 들어서도 제주 한림에 은행이 없어서 농민들이 계를 들었다가 돈을 떼이거나 높은 사채 이자에 허덕이는 것을 지켜보던 임피제신부는 안정적으로 돈을 맡기거나 빌릴 수 있어야 농축산업도 발전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여 1962년 제주도 최초이자 농촌 지역 1호, 전국에서도 7번째인 한림신협이 탄생시켰습니다.
그리고 다양한 사업으로 생긴 수익금으로는 병원·양로원·요양원·유치원·노인대학·청소년수련시설 등 사회복지시설을 설립, 운영하며 도민이 삶의 질을 높였습니다. 1970년 개원한 성이시돌 의원은 당시 도내 최고 수준의 인력과 시설을 갖추고 돈이 없는 도민들을 무료로 진료했기 때문에 항상 적자였다고 합니다.
제임스 맥그린치(우리 이름 임피제) 신부는 2018년에 제주도에서 선종했습니다. 한평생을 제주도에서 제주도민을 위해서 살다가 제주도에서 삶을 마감했습니다. 우리가 먹고 있는 제주산 흑돼지는 한국에서 온 돼지신부라는 피켓을 세우고 미국에서 모금활동을 했던 임피제 신부의 덕입니다.
굿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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