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배드림

몇 년 전엔 IIHS나 유로엔캡 테스트 자료들 번역해서 여기저기 올리고 다녔었는데

이젠 이 기관들도 많이 알려지고, 바빠지기도 하고 해서 그냥 눈팅만 주로 하고 가끔 댓글만 달았는데..

음.. 이제 여긴 진지한 사람이 지는 곳이란 걸 알고 있습니다만 그냥 참고하십사 하고 유튜브 동영상 올려봅니다ㅋ

충돌안전성에 관한 영원히 끝나지 않을 것 같은 떡밥이 크게 두 가지 있는데요,

1. 차량무게

2. 프레임 바디냐 모노코크 바디냐

이것 때문에 싸움도 많이 일어나는데...

전 물리학 전공자도 아니고 엔지니어도 아니고 그냥 쩌리일 뿐이지만 이렇게 생각합니다.

1. 차량무게는 같은 조건에선 무게가 무거우면 더 유리한 건 맞음. 무거운 물체와 가벼운 물체가 충돌하면

   무거운 물체의 진행방향으로 가벼운 물체도 움직이게 됨. 가벼운 물체는 상대적으로 무거운 물체보다 더

   빠른 속도로 충돌한 것과 같은 상황. 하지만! 무거운 차와 상대적으로 가벼운 차의 강성 차이와 안전설계, 기술 등의

   차이에 따라 변수는 얼마든지 생길 수 있지 않을까요?

2. 프레임 바디 차량은 무거운 경우가 많으니 1번의 얘기에서처럼 차대차 충돌에선 더 유리할 가능성이 높긴 하겠지만..

   여러 통계자료들이 보여주듯 대신에 전복위험성이 높습니다. 그리고 고정벽충돌의 경우엔... 글쎄요. 충돌테스트 자료만

   보면 프레임 바디 차량과 모노코크 차량 바디의 성적 차이는 딱히 없는 것 같습니다. 잘 만든 프레임 차량은 고정벽충돌에서

   도 성적 잘 나오는 거 보면...(ex: 2000년대 이후의 랜드로버, 현재의 지프 그랜드체로키 등등..) 

아무튼. 이 두 가지 사례에 관한 유튜브 동영상 갑니닷.

1) 1.4톤 가량의 미드사이즈 볼보940과 1톤 남짓한 수퍼미니 클래스인 르노 모두스의 차대차 오프셋 충돌

 5분30초 부분부터 보세요. 여러분의 시간은 소중하니까요:)

 르노 모두스의 완벽한 승리입니다. 강성 차이, 설계 기술 등의 차이가 크죠. 안전의 대명사 볼보라도 940은 20여년 전에

 설계된 차고, 그 당시엔 오프셋 충돌에 대비한 설계가 거의 없다시피 했습니다(100%정면충돌테스트는 이 때도 별 다섯

 개 나왔죠). 그리고 차체강성은 정말 매년마다 몇십%씩 올라가는 것 같다능....ㄷㄷㄷ(그럼 20년 전 차량과 현재 차량의

 강성 차이는?)

 물론 이건 좀 극단적인 경우이긴 하겠죠. 그래도 무게 자체가 '절대적으로' 유리한 상황을 만들진 않는다는 걸 보여주는

 경우.

2) 프레임바디 랜드로버 디스커버리와 모노코크 바디 르노 에스파스의 차대차 오프셋 충돌

4분 30초 부분부터 보세요:) (충돌시 에스파스의 에어백에서 불길이 잠깐 보이는 건 역시 에어백도 '폭발'을 

이용하는 거니까요.. 에어백이란게 슬로우모션으로 봐서 푹신푹신해 보일 뿐 실제론 뼈도 부러뜨릴 수 있는 힘..)

저 랜드로버는 90년대 모델이겠고.. 에스파스는 2000년대 중반 이후의 모델입니다. 

사실, '모노코크 차량'이 미니밴이 아닌 해치백이나 세단이었다면 결과가 달라졌을지도 모릅니다. 높이가 SUV만큼

높은 미니밴이기에 SUV가 충돌시 '올라타버리는' 현상이 생기지 않았죠. 통계적으로도 교통사고 사망률이 가장

적은 차종은 미니밴입니다. 뭐, 쌔리밟는 종류가 아니라서 그런 것도 있겠지만, SUV보다 무게중심이 낮아 전복가능성은

승용차와 비슷하면서 높이는 높아서 SUV랑 충돌해도 일반 승용차보단 덜 불리해서이기도 하겠죠.

아무튼! 여기서도 더 앞선 설계와 기술의 신형 에스파스 승.

"모노코크인지 프레임인지"보다는 "얼마나 잘 설계됐는지"가 더 중요함을 보여주는 사례 아닐까요?

정통 오프로더에서 프레임바디가 퇴출되지 않는 이유는 '오프로드 상황에서 필요한 강성'에 프레임 방식이 유리하기

때문일 겁니다. 상하방향으로 수시로 가해지는 힘을 견뎌야 할테니까요. 그런데 이런 종류의 강성이 충돌상황에서의

강성과 항상 일치하진 않을 수도 있습니다. 저 에스파스의 지상고를 높이고 4WD를 얹는다고 해도 랜드로버만큼 오프로드를

잘 가진 못하겠죠. 그렇다고 에스파스가 저 구형 랜드로버보다 약하냐면 그건 또 아닌 거죠.

흠. 제가 괜히 또 새로운 떡밥만 던지는 건 아닌지 모르겠네요. 

유들유들하게 생각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