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들어 베이징을 비롯 중국 중북부 지역에 발생한 스모그는 택시운전 기사들이 영업을 단축해야 할 정도로 극심했지만 외국의 자동차회사들에게는 희소식이 될 전망이다.
대기오염 심각성이 날로 더해지면서 중국 정부가 유럽 수준으로 자동차 배기가스 기준을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기 때문이다.
강화된 기준은 운전자들에게 새 차를 구입하도록 부추길 것이며 중국 국내 자동차회사와 달리 외국의 유명 메이커들은 글로벌 기준에 맞출수 있다.
배기가스 기준이 강화되면 제너럴 모터스(GM), 폴크스바겐, 현대차 등이 혜택을 볼 것이라고 런던의 컨설팅회사 '인텔리전스 오토모티브 아시아'가 밝혔다.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중국에서 올해 자동차 판매량은 2천만대에 달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인텔리전스 오토모티브 아시아'의 애쉬빈 초타이 사장은 "모든 외국의 승용차,트럭 메이커들은 매우 엄격한 배기가스 기준에 맞출수 있어 문제가 없지만 중국 국내 메이커들은 불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폴크스바겐 베이징 지사의 크리스토프 루드윅 홍보책임자는 "우리는 배기가스 기준 강화에 잘 대처하고 있다"면서 "2005년 이후 연료소비와 가스배출량을 20% 줄였다"고 밝혔다.
중국 국내 메이커라 하더라도 전기자동차 생산업체는 여건이 좋다.
미 투자가 워런 버핏이 일부 소유하고 있는 BYD(비야디)자동차와 '베이치 포톤'자동차는 중국정부가 노후한 버스를 전기버스로 서둘러 교체하고 있어 판매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BYD는 자사 K9 버스가 남부 도시 선전에서 운행되고 있으며 정부 지원하에 완전 전기구동 버스를 여타 도시로 확산시킬 계획이다.
중국정부가 최대 주주인 베이치 포톤도 지난달 베이징 시(市)에 160대의 전기 버스를 공급했다.
BYD는 최근 신문광고를 통해 중국의 모든 택시와 버스를 자사 전기차로 교체하면 배기가스 배출량을 27%까지 줄일수 있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BYD는 금년들어 홍콩 증시에서 주가가 14%나 올랐으며 베이치 포톤 주가도 대기오염 사태 이후 주가평균지수 상승률이 0.4%인 상하이 증시에서 3.3%가 상승했다.
지난 12일 베이징시에서 대기오염의 기준이 되는 초미세먼지(PM 2.5)가 세계보건기구(WHO)의 안전기준보다 40배나 높은 것으로 공식 측정되자 정부가 행동에 나서야 한다는 여론이 비등했다.
나흘뒤 중국 환경보호부는 시행일자는 정하지 않았으나 자동차 배기가스 규제를 유럽연합(EU)과 동등한 수준으로 강화하는 정책 초안을 공개했다.
상하이의 도시개발 컨설팅회사 '하셀'의 피터 던컨 회장은 "혼잡과 대기오염에 대처하려면 중국정부가 주거지와 직장이 인접한 복합지역 개발과 대중 교통수단 확충, 자전거 이용 권장 등에 중점을 둬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은 개발 속도가 기반시설의 수준을 앞지르고 있다"면서 "지난 주의 대기오염 사태는 정부가 특정 분야를 변화시키는 행동에 나서도록 하는 전환점이 됐을수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 정부는 대기오염을 줄이기 위해 대중교통 수단 확충 정책을 펴고 있으나 글로벌 금융위기 기간 소비 촉진을 위해 자동차 판매를 권장하고 나섬으로써 대기오염 악화에 기여한 측면이 있다.
2009년 4조 위안 규모의 경기부양책의 일환으로 시골지역 주민이 자동차를 구입할 때 보조 혜택이 부여됐으며 같은 해 중국은 미국을 제치고 세계 최대 자동차시장으로 부상했다.
중국 정부는 친 환경 자동차로 전환을 서두르기 위해 전기 자동차에 6만 위안의 보조금을 지원할 계획이며 베이징 시 당국도 자동차 수를 줄이기 위한 번호판 쿼터에서 전기차는 제외시킬 방침이다.
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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