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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순정부품' 명목으로 자동차 OEM(주문자생산)부품의 가격을 지나치게 부풀려 받는 것으로 드러났다. 가격은 비쌌지만 비순정부품과 품질 차이는 거의 없었다.

 녹색소비자연대는 현대자동차[005380] 아반떼(소형), 쏘나타(중형), 그랜저(대형) 등 3개 차종의 순정부품과 비순정부품 가격 및 품질을 비교 분석한 결과를 24일 발표했다.

 순정부품은 완성차 제조업체나 그 계열 부품 제조업체가 공급하는 OEM부품을 말한다. 비순정부품은 다른 부품 제조업체가 공급한다.

 조사 대상은 브레이크패드, 에어클리너, 항균필터, 배터리, 전조등, 엔진오일 등 6개다. 부품별로 현대모비스와 다른 부품 제조업체 2곳의 수리비(공임비 포함)를 조사했다.

 조사 결과 현대모비스 제품을 사용하면 비순정부품보다 최소 1.08배에서 최대 1.83배의 비용이 더 들었다.

 가격 차이가 가장 심한 제품은 아반떼용 에어클리너다. 현대모비스 제품을 사용하면 1만9천556원으로 카포스 제품(1만667원)보다 1.83배 비쌌다. 쏘나타용 에어클리너는 모비스 제품이 보쉬의 1.44배, 그랜저용은 모비스가 보쉬의 1.52배에 달했다.

 브레이크 패드는 아반떼용 현대모비스 제품(6만1천744원)이 상신(4만2천480원)에 비해 1.45배 고가다. 쏘나타용이나 그랜저용의 가격도 모비스가 다른 회사에 비해 1.4배 정도 비쌌다.

 항균필터, 배터리, 엔진오일, 전조등도 모두 현대모비스 제품을 사용한 수리비가 카포스 등에 비해 1.1~1.3배가량 비쌌다.

 순정부품의 가격이 훨씬 높았으나 성능 면에서는 별 차이가 없었다.

 브레이크패드는 현대모비스, 상신, 은성 등 3개 사의 쏘나타용 제품을 각 사 2개씩 조사한 결과 속도 분포, 안정성, 페이드율, 회복률, 침수 회복률, 패드 두께 감소량 등 6개 항목에서 모두 평가기준을 충족했다.

 다만 제동 성능에서 은성 제품 1개가 다소 미흡했다.

 에어클리너는 현대모비스, 보쉬, 카포스 등 3개사의 쏘나타용 제품을 각 사 2개씩 조사한 결과 통기저항(공기가 에어클리너를 통과할 때 발생하는 저항)은 카포스 제품이 현대모비스보다 약간 낮았다.

 청정효율(흡입된 먼지를 제거하는 비율)은 현대모비스와 보쉬 제품 모두 기준을 충족했으나, 카포스 제품 1개는 초기 청정효율이 기준에 약간 못 미쳤다.

 먼지 포집량(일정시간 동안 먼지를 흡수하는 양)은 카포스나 보쉬 제품이 현대모비스보다 약간 많았다. 청정효율과 먼지 포집량은 높거나 많을수록, 통기저항은 낮을수록 더 좋다.

 녹색소비자연대는 품질 면에서 차이가 별로 없음에도 순정부품 가격이 비순정부품보다 훨씬 비싼 것은 활발한 광고, 마케팅으로 `순정부품=고품질 부품'이라는 인식이 형성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단체가 운전자 882명을 조사한 결과로는 운전자의 21.3%가 정부공인기관이 순정부품의 품질을 인증한 것으로 잘못 인식했다. 32.1%는 자동차 정비 과정에서 항상 순정부품을 사용했다.

 연평균 소모품 교체비용은 29만8천584원에 달했다. 소모품 1회 교체 비용은 배터리가 9만3천440원으로 가장 높다. 엔진오일(5만6천574원), 브레이크 패드(5만6천357원), 냉각부동액(3만4천538원) 등이 뒤를 이었다.

 녹색소비자연대 정윤선 팀장은 "소비자의 잘못된 인식을 바로잡고자 순정부품 대신 `OEM부품', 비순정부품 대신 `규격품'이라는 용어를 사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부품의 신뢰성을 높이고자 `부품인증제도'를 도입하고, 정비센터의 수리내역서 발행, 부품가격ㆍ공임비 게시 등을 의무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현대모비스는 "소비자기본법에 따라 `완성차 생산중단 후 8년간 부품공급' 규정을 지키고 연간 10개도 판매되지 않는 부품 등도 모두 생산하기 때문에 부품 가격이 올라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또 "외국에서도 순정부품과 비순정부품의 가격 차이가 30~50%에 달한다"며 "이번에 조사된 6종의 부품은 모비스 시장점유율이 10~30% 수준밖에 안 돼 높은 가격을 주도할 처지도 아니다"고 반박했다.

안승섭 기자 ssahn@yna.co.kr

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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