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2년 군번입니다.
부대는 말씀드릴수 없는데
부대 특성상 굉장히 영내가 엄청 넓었습니다...
20만평이 넘었으니까요.. 근데 부대인원은 꼴랑 200명...
그래서 외곽 경계근무도 인근 사단에서 지원 나와서 서 줬죠..
부대가 크고 산속에있다보니
고라니 뱀 꿩 개구리 멧돼지 다 별게 다 나와서 몸 보신은 많이 했습니다. 행보관님꼬셔서 px에서 술사다 뱀주담구고..
그 중 제일 별미가 두릅이었는데..
중대에서 대대로 보물지도가 하나있습니다 일명 두릅지도라고 불렀는데
어디어디에 두릅이있고..산딸기가있고...꿩알 따먹는곳... 지도 대충 그려놓고 여기저기 채집포인트를 체크해논 지도였는데
이게....문제가 됬습니다..
토요일날 날씨도 좋고... 취사장애들이 두릅따오면 두릅무쳐준다고 같이먹자고 하길래...
주섬주섬 관물대에 짱박아둔 지도를 챙기는데... 갑자기 내무반 문이 열리면서 티비보던 병사들이 벌떡일어나는겁니다..
대대장은 휴일에 집에서 좀 쉬지(대대장님 boq가 영내에있긴함..)... 왜 중대내무실까지 구경올까요..
부랴부랴 종이를 뒤집어 깔고 엎드리는데 가리고있었는데 대대장이 뭐냐고 같이 좀 보잡디다...
거기서 안줄수도 없고.... 대대장님에게 드렸는데
뒤에 당직사관은 좆됬다라는 표정이고... 하.......진짜 심장이 쿵쾅쿵쾅 ... 전역 3개월남았는데 ..좆됬다 싶었습니다.
거기다 대대장님이 그걸 보고 하는 말이 이거 "군 기밀유출 어쩌고저쩌고" 뒷말은 들리지도 않고 멘붕했는데.
내무실 분위기는 좆됬네?라며 싸해지고..
그러다 갑자기 대대장님이 갑자기 전화를 하시는겁니다..... 기무사? 이런곳은 아닌거 같고
상대방에게 어디냐고 물어보더니 두릅따러가자고..
?
대대장님이 통화 끝나고 웃으시면서 "이런게 있으면 대대장인 나한테 먼저 알려줬어야지 자기들끼리 다 해먹는다고"
웃으시는데 그때가 되서야 진짜 오줌찔끔싸면서 안심이됬습니다.
잠시 뒤에 대대장님 와이프분 오셔서 같이 두릅따러 가신다고 나가시고. 두릅지도는 당연히 압수
나중에 대대장님이 중대장님에게 이런거 대충그리긴했어도 영내 위치 표시 다 나와있으니 이런 일 없게하라고..
중대장한테 잔소리만 듣고 끝났습니다.
지금 생각해도 쫄깃쫄깃해서 그냥 잡썰남겨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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