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제철지곡초 A교사, 가장 잃은 제자 가정에 매달 15만 원씩 후원
학부모의 눈물 젖은 감사 편지로 세상에 드러난 ‘소리 없는 나눔’
포스코교육재단, ‘교육자의 최고 덕목’ 기리며 이사장 표창 수여
“00에게도 말하지 마세요. 아무에게도 알리지 마세요. 그게 제 바람입니다.”
화려한 공약과 날 선 비방이 오가는 선거 국면 속에서, 포항의 한 초등학교 교사가 7년 동안 묵묵히 실천해온 ‘기적 같은 헌신’이 뒤늦게 알려지며 지역 사회에 깊은 울림을 전하고 있다.
스승의 날을 앞두고 전해진 이 소식은 교육의 본질이 무엇인지를 다시금 생각하게 한다.
◇ “머리카락으로 신발 삼아 드리고 싶어”… 학부모의 눈물 젖은 고백
감동의 주인공은 포항제철지곡초등학교에 재직 중인 A교사다.
이 아름다운 선행은 학교법인 포스코교육재단 신경철 이사장 앞으로 배달된 한 통의 편지에서 시작됐다.
편지를 보낸 이는 A교사가 지난 2016년 포항제철서초등학교에서 1학년 담임을 맡았던 제자의 어머니다.
평범한 전업주부였던 그녀에게 비극이 찾아온 것은 2020년이었다.
갑작스러운 사고로 남편을 떠나보낸 그녀는 고혈압과 당뇨 등 지병을 앓는 50대 중반의 몸으로 하루아침에 한 가정의 생계를 책임져야 하는 가장이 됐다.
식당 서빙과 환경미화 기간제 일자리를 전전하며 막막한 생계를 이어가던 절망의 순간, 그녀의 머릿속에 떠오른 얼굴은 아들의 초등학교 1학년 시절 담임이었던 A교사였다.
마지막 희망을 품고 찾아온 학부모에게 A교사는 조용하지만 단호하게 말했다.
“선생님인 제가 돈을 벌고 있잖아요. 00이에게 따뜻한 밥 한 끼, 빵 한 조각이라도 부족함 없이 사주고 싶습니다. 00이가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제가 힘이 되어드리고 싶어요.”
◇ 7년의 세월, 단 한 번도 거르지 않은 ‘사랑의 송금’
면목이 없다며 사양하는 어머니를 설득한 A교사는 그날 이후 매월 1일이면 어김없이 15만 원을 송금하기 시작했다.
7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단 한 차례의 연체도, 단 한 번의 생색도 없었다.
A교사의 당부는 오직 하나, “아무에게도 알리지 말아달라”는 것이었다.
어머니는 선생님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가슴 깊이 감사함을 묻어두고 살아왔다.
하지만 올해 3월, 어머니가 마침내 안정적인 직장을 얻게 되면서 더 이상 비밀로 남겨둘 수 없다는 결심을 굳혔다.
그녀는 편지에 “밤마다 천장을 보며 선생님에 대한 고마움에 눈물을 적셨다. 일가친척도 못 해주는 일을 선생님이 해주셨다”며 “대나무 숲에 가서라도 A선생님의 제자 사랑을 외치고 싶다”고 적었다.
학부모의 이 간절한 고백은 결국 재단 이사장의 마음을 움직였다.
◇ “교육자가 지향해야 할 최고의 덕목”... 재단 이사장 표창
편지를 접한 신경철 포스코교육재단 이사장은 깊은 감명을 받고, 제45회 스승의 날을 맞아 A교사에게 즉각 표창 수여를 결정했다.
신 이사장은 “A교사의 행보는 우리 시대 교육자가 지향해야 할 최고의 덕목이자 숭고한 교육 철학의 실천”이라고 평가했다.
표창 수여식에서 A교사는 동료 교직원들의 따뜻한 박수 속에 끝내 눈시울을 붉혔다.
표창장에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소리 없는 나눔을 실천해 온 선생님의 숭고한 정신을 높이 기린다”는 존경의 메시지가 담겼다.
스승의 날의 진정한 광휘(光輝)는 화려한 기념식이 아니라, 한 사람의 인생을 묵묵히 지탱해준 저 ‘15만 원의 송금’ 속에 있었다.
성과 지표와 행정 업무에 매몰되기 쉬운 현대 교육 현장에서, 7년이라는 세월 동안 제자의 가정을 남몰래 보듬어온 A교사의 헌신은 그 자체로 하나의 기적이다.
“아무에게도 알리지 말아달라”던 스승의 소박한 바람은 결국 깨졌지만 그 덕분에 우리는 정치가 해결하지 못한 복지의 틈새를 ‘교육자의 사랑’이 어떻게 채울 수 있는지를 목격할 수 있었다.
한 가정을 일으켜 세운 것은 거창한 정책이 아니라, 한 스승이 매달 건넨 따뜻한 관심이었다.
A교사와 같은 이들이 묵묵히 교단을 지키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교육은 여전히 희망적이다.
숭고한 사명을 다하는 전국의 모든 선생님께 존경의 마음을 전한다.
[스트레이트뉴스대구.경북=강신윤 기자]




































0/2000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