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용금융을 줄곧 강조해온 이재명 대통령이
이번에는 상환이 어려운 대출 연체자들을 상대로
20년 이상 추심을 이어오며 수익을 챙겨온
금융회사들을 “원시적 약탈금융”이라고 비판했다.
수십년간 이른바 ‘상록수 장기연체채권’
추심 굴레에 묶여 고통받아온 서민과 저소득층
취약 차주 11만명이 결국 ‘빚 수렁’에서
빠져나올 수 있게 됐다.
12일 이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언급한
민간 배드뱅크 ‘상록수제일차유동화전문
유한회사’(상록수)는
2003년 카드대란 사태 당시 국내 대형 은행·
카드사들이 연체 대출채권을 추심 및
유동화하려고 설립한 특수목적법인이다.
상록수는 금융회사로부터 카드대란 때 발생한
부실채권을 넘겨받은 뒤 이를 묶어
자산유동화증권(ABS)을 발행했다.
이 채권을 일반 투자자에게 판매한 뒤
채무자 추심을 통해 원금·이자를 회수해
투자자들에게 수익을 주고, 출자사에는
배당금을 지급했다.
연체채권을 금융상품화해 장기간 수익을
회수하는 방식이다. 국민·신한·기업은행, 국민·
신한·우리카드 등 대형 금융기관이 지분 70%를,
카노인베스트먼트·유에셋대부·나이스제삼차
등 대부·투자업체가 30%를 보유하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이날 오후 상록수 9개 출자사들을
즉각 소집했다.
이 자리에서 은행·카드사 등 금융회사들은
상록수가 보유한 장기연체채권 중 새도약기금
대상 채권(5천만원 이하, 7년 이상 연체)을
최단 시일 내 새도약기금에 매각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나아가 새도약기금 대상 채권
아닌 다른 장기연체채권도 함께 매각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합의했다고 금융위는 밝혔다.
이에 따라 상록수는 청산 절차를 밟게 됐다.
상록수가 현재까지 보유 중인 장기연체채권은
8450억원(약 11만명)에 이른다.
이 중에 새도약기금 매입 대상 채권은
약 4930억원 규모로 추산된다.
이 장기연체채권이 새도약기금으로 이전되면
추심이 즉시 중단되고, 상환능력 심사를 거쳐
소각 또는 채무조정에 들어가게 된다.
앞서 이 대통령은 이날 아침 상록수 출자사들이
장기연체채권을 새도약기금에 매각하는 데
소극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다는 내용의 기사를
엑스(X)에 공유한 뒤,
곧이어 열린 국무회의에서도 재차 해결책을
강구하라고 지시했다.
상록수 정관상 채권 매각과 같은 중대한 결정은
모든 출자자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
은행·카드사 외에 나머지 투자·대부업체 3곳은
이 대통령이 해당 문제를 지적하기에 앞서
매각에 찬성 의견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통령이 이날 “면허·인가 제도를 통해
다른 사람이 영업 못 하게 제한해서 혜택 보는
측면이 있다”고 지적한 대형 은행·카드사들이
되레 채권 매각에 소극적이었던 것이다.
상록수는 매년 100억원가량의 배당금을 출자
금융사에 지급했고, 2019년 기준 아직 지급하지
않은 장기 미지급 배당금도 720억원에 이른다.
금융기관들이 연체채권 정리와 매각에
소극적이었던 배경을 짐작하게 하는 대목이다.
장기연체자의 발목을 잡아온 소액 채권을 정리해
경제 활동 복귀를 지원하는 새도약기금의 연체채권
매입 작업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새도약기금은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2월까지
총 63만6천명의 장기연체채권 8조1629억원어치를
매입했다.
전체 매입 대상 규모는 16조4억원(113만4천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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